해외에서 상품을 수입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하는 일은 공급자로부터 가격을 받아보는 일이다. 이때 사용하는 문서가 바로 ‘수입 견적서’, 즉 RFQ(Request for Quotation)다. 초보 무역인은 종종 이 과정을 단순한 문의라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수입 거래의 시작점이자 공식적인 비지니스 협상의 출발점이다. 견적 요청 문서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내용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공급자의 응답률과 거래 조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수입 견적서는 단순히 “이 제품 얼마인가요?”라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는 오히려 공급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 회신조차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구조화된 문서 양식으로 상세한 제품 사양과 요청 조건을 명확하게 전달하면, 공급자 역시 진지한 태도로 정식 견적을 제공하고, 이후 거래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면 초보 무역인이 수입 견적서를 작성할 때 어떤 요소를 반드시 포함해야 하고, 어떤 구조로 문서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수입 견적서 작성 시 포함해야 할 주요 항목
견적서를 작성할 때는 우선적으로 거래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빠짐없이 담아야 한다. 이 정보들은 공급자가 단가를 계산하고 납기일을 산정하며 물류 조건을 판단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다.
첫째, 제품명(Product Name)은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단순히 “스피커”나 “가방”과 같은 단어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급자가 취급하는 제품이 수백 가지에 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모델명이나 카탈로그 번호, 혹은 참고 이미지까지 함께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제품 사양(Specification)은 상세하게 기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이라면 출력(Watt), 배터리 용량(mAh), 재질, 색상, 기능 등까지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의류라면 사이즈, 원단, 봉제 방식 등을 명시해야 한다.
셋째, 요청 수량(Quantity)도 구체적으로 입력해야 한다. 공급자는 주문 수량에 따라 단가를 달리 제시할 수 있으므로, 희망 수량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소량 구매일 경우 공급자의 최소주문수량(MOQ)을 확인하고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요청해야 한다.
넷째, 인도 조건(Incoterms)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공급자 입장에서 EXW, FOB, CIF, DDP 등 어떤 조건으로 배송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물류비와 리스크를 산정할 수 있다. 초보 수입자의 경우 ‘CIF Busan’ 또는 ‘FOB Shenzhen’처럼 구체적인 인코텀즈와 도착 항구를 함께 기재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결제 조건(Payment Terms)도 거래의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T/T(전신 송금), L/C(신용장), D/P(지급인도조건) 등의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며, 초보자의 경우 30% 선지급 + 70% 선적 전 송금과 같은 구조로 제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외에도 포장방식, 로고 인쇄 여부, 샘플 요청, 납기일(Lead Term) 등도 요청서에 포함되면 좋다. 이러한 정보들이 충분히 담겨 있어야 공급자가 견적서 작성 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이고 신속하게 회신할 수 있다.
견적 요청 문서의 실제 구성 예시
초보 수입자는 견적 요청 시 ‘견적서 양식’을 따로 제작하기보다, 이메일 본문 형태로 내용을 정리해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메일은 간결하되, 명확한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형식이 있다.
Subject: Request for Quotation – Bluetooth Speaker Model XY100
Dear [Supplier Name],
We are a trading company based in [Country] and currently sourcing Bluetooth speakers for the upcoming season. We are interested in the following model:
- Product Name: Bluetooth Speaker XY100
- Specification: 10W output, black color, rechargeable, with retail packaging
- Quantity: 1,000 units
- Packaging: Color box with instruction manual
- Incoterms: CIF Busan
- Payment Terms: T/T 30% deposit, 70% before shipment
- Requested Lead Time: Please confirm
- Sample: 1 unit requested for quality check
Please share your quotation with unit price, MOQ, lead time, and available certifications. We look forward to your reply.
Best regards,
[Your Name]
[Your Company Name]
[Contact Info]
이런 형식은 영문커뮤니케이션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에게도 안정적인 틀이 될 수 있으며, 공급자 역시 핵심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회신율이 매우 높아진다.
견적 수신 후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
견적서를 수신했다고 해서 바로 계약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반드시 아래 항목들을 점검해야 한다.
- 단가(Unit Price)는 공급자가 제시한 조건이 시장 가격 대비 적정한지 확인해야 한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은 품질 이슈를 동반할 가능성도 있다.
- MOQ가 현실적인 수량인지 체크해야 한다. 본인의 수입 계획과 공급자의 최소 생산 수량이 맞지 않는다면 거래 성사가 어려울 수 있다.
- 납기일(Lead Time)이 수입자의 일정에 적합한지 검토한다. 제조 기간, 선적 일정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일정인지 판단해야 한다.
- Incoterms 조건이 견적서 상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도착지 항구/공항 정보가 누락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 결제 조건이 불리하지 않은지 살펴야 한다. 100% 선불 조건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초보자는 반드시 일부 후지급 조건을 협상해야 한다.
초보 무역인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수입 견적서를 작성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제품 사양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는 것이다. 사양이 명확하지 않으면 공급자는 비슷한 다른 제품으로 견적을 보내오거나, 아예 회신을 거절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실수는 인코텀즈 조건을 적지 않거나 애매하게 표시하는 것이다. "배송까지 얼마인가요?" 같은 표현은 무역 실무에서 불명확하다. “CIF Busan 기준 단가 요청드립니다”처럼 명확한 조건을 명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샘플 요청을 하지 않고, 본 주문으로 바로 요청하는 것도 초보자의 대표적인 실수다. 견적을 받고 샘플을 확인한 후 본 발주를 넣는 것이 거래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견적 요청은 거래의 ‘성공을 여는 문’
수입 견적서는 단순한 정보 요청이 아닌 전략적 거래 제안이다. 이 문서가 얼마나 정리되어 있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공급자의 태도, 견적 조건, 그리고 향후 협상력까지 달라진다.
무역 초보자일수록 견적 요청을 ‘이메일 한 통’이 아닌 ‘거래 제안서’로 바라봐야 한다.
구조화된 정보, 정확한 표현, 전문적인 어조로 작성된 수입 견적서는 무역의 문을 여는 열쇄이며, 이후 계약서, 송금, 통관, 운송 등 모든 절차의 기준이 된다.
이제 막 수입을 시작하려는 이들이라면 오늘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나만의 견적서 템플릿을 만들어 실전에 적용해보자. 거래의 시작은 언제나 ‘신뢰’이며, 그 신뢰는 ‘정돈된 견적 요청서’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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